詩書畵 雲谷 姜張遠

 

 
작성일 : 12-12-12 16:03
왕유의 「전원락(田園樂)」 1 - 복사꽃 피고 버드나무 푸르른 정원에서
 글쓴이 : 운곡
조회 : 1,654  
 
  • 왕유의 「전원락(田園樂)」 1 - 복사꽃 피고 버드나무 푸르른 정원에서
김홍도 <수하오수도>
 
왕유는 15살에 고향 산서성 분양을 떠나 수도 장안으로 와 유학 생활을 보냈다. 15살이면 예전에도 어린 나이다. 그랬던 만큼 고향 마을에 대한 기억은 이후에도 오랫동안 가슴 속에 짠하게 남았을 것이다. 서른의 이른 나이에 망천에 별장을 마련한 것은 아내가 죽은 것이 직접적인 이유라고 전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가슴 속에 담긴 이런 고향의 그리움도 겹쳐 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왕유가 남긴 시를 보면 전원에서의 생활에 몹시 만족한 모습이다. 그 중에는 아예 전원생활의 즐거움 자체를 테마로 한 시가 있다. <전원락(田園樂)>이라는 제목의 시가 그것이다.
桃紅復含宿雨 도홍복함숙비 복사꽃 밤비를 머금어 더욱 붉고
柳綠更帶朝煙 유록경대조연 버들가지 아침 안개를 띠며 한층 푸르네
花落家童未掃 화락가동미소 꽃잎 져도 아이는 쓸 줄 모르고
鶯啼山客猶眠 앵제산객유면 꾀꼬리 울어도 나그네는 아직 잠 속이네
시는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그림 같은 왕유의 시에 대해서는 일찍이 송나라 때의 대학자 소식(蘇軾)이 한 말이 있다. ‘(그의) 시를 읊으면 절로 그림이 연상되고 그림 속에는 시가 담겨 있는 듯하다(詩中有畵 畵中有詩)’고.
간밤에 내린 비에 복사꽃 꽃잎은 촉촉이 물기를 머금은 채 붉게 빛나고 있다. 한 쪽의 버드나무도 안개 속에 잎이 더욱 파르스름하다. 꽃잎이 흩어져있는 마당에는 잠을 덜 깬 동자가 빗자루를 든 채 마치 기지개라도 하는 양이 떠오른다. 그 사이로 꾀꼬리가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는데 하룻밤 유숙을 청했던 산골 나그네는 아직도 곤한 잠을 자고 있다.
 
 

김홍도 <수하오수도(樹下午睡圖)> 지본담채 28.4x49.5cm 호암미술관
   
  
김홍도하면 ‘풍속화의 대가’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다. 하지만 이는 여러 타이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실은 그는 그림 속에 서정적 분위기를 집어넣는데 천재였다. 시 내용을 그리고 그 분위기를 그림으로 그리는 것은 그에게 바로 십팔번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그린 <수하오수도(樹下午睡圖)>를 보자. 그림 한쪽에 나무가 그려져 있고 반대편에는 평상에 나이든 인물 한 사람이 팔을 괸 채 잠들어 있다. 왼쪽 공간에 적혀 있는 화제의 내용은 바로 이 시다.
  
桃紅復含宿雨 柳綠更帶朝煙
도홍복함숙우 유록경대조연
寫與卞穉和 檀翁
사여변치화 단옹
  
왕유의 <전원락> 시의 두 구절을 쓴 것인데 그림은 완전히 시의 내용 그대로다. 오른쪽의 나무를 자세히 보면 앞의 것은 버드나무이고 뒤의 것은 복숭아나무다. 이 복숭아나무에는 붉은 꽃들이 달려 있다. 그리고 그 가지 위에 꾀꼬리 한 마리가 앉아있다.
그림에는 집안에서 잠들어 있어야할 산골 나그네를 평상 위에 기대에 잠든 모습으로 그렸다. 아마도 단원은 집안이란 번거롭고 복잡한 구도보다 이쪽이 더욱 시적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그림 속에 하나 이상한 점은 가운데 있는 나무 둥치다. 마치 버드나무 줄기가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듯이 그려져 있다. 해석이 쉽지 않은 곳이다. 단원의 다른 그림을 보면 흔히 구도가 중심으로 몰려 있다. 화면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아마 여기서도그림 왼쪽과 오른쪽을 이어주기 위한 장치로 둥치를 그린 것이 아닌가 해석하게 된다.
   

글씨 부분
  
이 그림은 낙관에 ‘사여변치화’라고 돼있다. 즉 변치화에게 그려준 것이다. 그런데 정작 어떤 단원 연구서에도 변치화가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없다고 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그와 상당한 교류가 있었다고는 했다. 이 부분은 앞으로의 연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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