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안에서 비로소 나는 여자가 된다/심여수
바람이 어둠에 몸을 부빈다
무게가 무게에 겨워 바람의 모든것들이 몸을 포개고
소리가 소리에 겨워 제몸을 풀어 울어대고
그리운 이의 얼굴은
눈앞에 잡힐 듯 말 듯
그얼굴 부딪 듯 말 듯
그래서 더 그리운 밤이 짙어진다
나무의 그늘이 나무에게 등 기대지 않듯이
그 그늘이 그림자를 쉬게 하듯이
그대 눈속에 담겨 비로소 얼굴이 되는
그대안에서만이 비로소 나는 여자가 된다
아름다운 삶에
슬픔과 연민의 감정 줄창 따라 다녀도 좋다
사랑의 무덤가에 상처로 벌초를 해도 좋다
참혹으로 뭉쳐진 비애라도 좋다
벗어나지 못하게 하면서
더 이상 다가가지도 못하게 하는
끝내 버릴 수도 없는
끝내 되돌릴 수도 없는 사랑으로하여
금방이라도 터질 것같은 내 가슴에서
잠시만 치워라,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