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書畵 雲谷 姜張遠

 

 
작성일 : 12-04-11 15:02
소당 이재관의 화첩1/이원복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글쓴이 : 운곡
조회 : 2,117  
다방면에 능수能手
- 진경산수와 풍속 외
소나무는 구골이고 바위는 완골이며 사람은 방골이다. 이같이 되어야 바야흐로 무릎을 안고 길게 휘파람불며 한세상이 눈에 차갑다는 뜻이 스며있게 된다. 소당은 그야말로 참으로 ‘그림의 신’일세. 내게 이를 그리라하면 솔은 노송이고 돌은 괴석이며 사람은 허황된 사람일 따름이니 이는 겉만 드러낼 것이다.
(松是癯骨石是頑骨人是倣骨, 然後方帶得抱膝長嘯眼冷一世之意, 小塘其眞畵神者乎, 使我作磋松老石怪人詭而己此寫形者也)
- 조희룡, <송하선인松下仙人>에 부친 제사
소당의 유작 중에는 서울대학교 박물관의 <총석정叢石亭>과 같은 정선鄭敾(1676-1759)에서 김홍도金弘道(1745-1896이후)를 거쳐 그에게 이어지는 일관된 흐름을 읽게 되는 진경산수도 전한다. 수면水面이 주는 여백과 총석이 각기 화면을 상하로 양분한 구성, 화면 일부가 잘린 탓 인지 다소 애매한 화면의 가로와 세로 비율, 마른 붓질 및 관서 부분의 오염 등에서 생경함이 감지되기도 한다. 이 범주에 드는 그림으로 <북한산영루시회사생도北漢山影樓詩會寫生圖>(종이에 담채 29.0x138.2cm)가 도판으로 알려져 있다.*

<총석정叢石亭>, 종이에 담채 35.2x27.3cm, 서울대학교박물관
이 그림은 1970년대 이후 특별전 등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된 적은 없으나 실경을 배경으로 그린 일종의 계회도契會圖로, 나아가 소당과 교류한 주변인물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유복렬 구장이었으나 현재는 소장처가 확인되지 않는 아쉬움이 크다. 문헌에 나타난 이재관의 가장 이른 작품은 26세 때인 1808년 그보다 6살 연하인 조희룡趙熙龍(1789-1866)과 이학전李鶴田 등과 도봉산 천축사天竺寺에 놀러가 그린 <추산심시도秋山尋詩圖>인데 대체로 비슷한 유형으로 사료된다.

<오창회인梧窓懷人>, 종이에 수묵담채 23.0x27.0cm, 개인소장
야외와 실내를 배경으로 남정네들을 주인공으로 한 것과는 드문 예로 신윤복申潤福의 그림처럼 조선복식의 여인을 대상으로 한 <오창회인梧窓懷人圖>, 그리고 <시서궁기詩書弓棋>같은 풍속화들도 몇 점이 알려져 있다. 간혹 어해魚蟹를 비롯한, 특히 소품 중에는 작품의 됨됨이를 통해 그의 명성을 가탁한 섭치수준의 그림들도 알려져 있으니 이는 다방면의 그림에 두루 뛰어난 그의 성가를 증명하는 것으로도 이해된다. 나아가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정옥자 교수에 의해 그의 아틀리에라 할 수 있는 흔연관欣涓館의 존재도 알려져 본격적인 조명이 기대된다.**

<시서궁기詩書弓棋>, 종이에 수묵담채 32.1x42.9cm, 삼성미술관 리움
의사이자 수장가로도 유명한 박창훈朴昌薰 소장품이었던 <시서궁기>는 뒤에 소개할 <월하선인>과 함께 일제강점기전람회에 출품되어 도록에도 게재되었다. 그리고 1938년 조선미술관 주최에 매일신보사每日新報社 후원으로 가회동嘉會洞에 위치한 경성부민관京城府民館에서 닷새 동안 개최한 ‘조선명보전람회朝鮮名寶展覽會’에도 출품되었는데, 일부 중국 것을 포함해 130점이 모두 서화로 전시도록 목록에 명기되었다. 그리고 일반에게 처음 공개된 이후 69년이 지난 2007년 봄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2007년 13번째 호암미술관의 소장품 테마전으로, 전통정원 희원 개원 10주년 기념으로 개최한 ‘한국미술 속의 정원을 걷다’에 <시서궁기>는 <문인아집도文人雅集圖>란 작품 제목으로 전시되었다.
산수인물화 4점
- 나뉜 그림들
오늘날 경매회사가 여럿으로 늘었으나 좀처럼 좋은 작품은 나타나질 않는다. 우리 옛 그림에서 그야말로 좋은 작품을 만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 조선시대 그려진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는 크나 기존의 알려진 것으로 우리 옛 그림을 자리매김해야 하는 것인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나마 일제강점기 경매도록들과, 지난 세기말에서 오늘날까지 근 30여년 개인화랑에서 개최한 전시를 떠올리며 전시도록을 살피면 작품의 이동과정에 대한 이해 등 새로운 사실들을 깨닫게 된다. 전술한 1994년 여름 ‘인우동호인 비완고미술정품전’에서는 소당의 그림이 5점이나 공개되었다. <월녀탁금> 외에 42점으로 된 백납병에는 <적벽야유赤壁夜遊>와 선면에 입에 버들가지를 물고 수면 위를 나는 배가 붉은 청호반새를 등장시킨 <화조> 2점이 포함되어 있다.

<모정오수茅亭午睡>, 종이에 수묵담채 23.0x27.0cm, 개인소장

<송하탄금松下彈琴>, 종이에 수묵담채 23.0x27.0cm, 개인소장
아울러 초옥 안에서 책을 의지해 비스듬히 누워 유유자적悠悠自適 한가롭게 폭포를 바라보는 추경을 담은 <모정오수茅亭午睡>와 소나무 숲에서 홀로 현악기를 앞에 두고 물끄러미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송하탄금松下彈琴>이 출품되었다. 낱장으로 된 이들은 같은 크기에, 수묵위주의 속도감 있는 활달한 필치로 나뭇잎 사이에 담청淡靑을 얼굴에 담황淡黃이 입혀져 있다. 후자에는 20세기 전반 서화가이자 수장가로도 명성을 얻은 송은松隱 이병직李秉直(1896-1973)이 화면 밖의 제첨題簽[李小塘 在寬 夏景山水]에서 그린 화가와 작품명을 밝히고 있다.

<고사한일高士閑日>, 종이에 수묵담채 22.7x27.0cm, 삼성미술관 리움
파초가 있는 뜰 한 모퉁이 평상에 앉아 차를 준비하는 동자를 바라보는 사방관을 쓴 <고사한일高士閑日>은 2011년에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연 ‘조선화원대전’에 출품된 작품이다. 마찬가지로 화면 내 여인이 크게 부각된 <오창회인梧窓懷人>은 경매에 나와 도록에 실린 적이 있는데, 오동나무 잎이 성한 초옥 내에 긴 담뱃대를 든 기녀로 보인는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풍의 미인이다. 농묵濃墨의 분방한 필선과 가지런하지 않게 댓돌에 놓인 신 또한 여인의 심사를 반영한 듯 보인다.
이상의 네 폭은 각기 2점씩 대련인 양 구성과 서로 무게의 중심을 좌우에 둔 유사한 분위기로, 각기 다른 도장이 있으나 같은 크기에다 인물이 등장 및 화풍과 필치에 의해 대체로 비슷한 시기에 그린 같은 화첩에서 산락된 것으로 사료된다. 이들 네 폭에는 좌우 하단의 모서리에 각각 모두 다른 도장이 있는 점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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