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가(沈淸歌)-2-晩汀制/採譜- 雲谷강장원 

 
 
(아니리)
그때의 심봉사가 하루는 마누라를 불러
여보 마누라, 
우리 내외 사십이 장근(將近)토록 
슬하(膝下)에 일점 혈육(一點 血肉)이 없으니 
남녀간에 무엇이나 하나 낳아 봤으면 평생 원(平生 願)을 풀까하오
곽씨부인 이른 말씀
가군(家君)의 정대(正大)하심을 몰라 발설(發說)치 못하였더니
이제 말씀하오니 오날부터 지성(至誠)으로 신공(申供)하오리다.
(중몰이)
품을 팔아 모인 재물 온갖 공을 다 드릴제,
명산대찰 영신당과 고묘총사 성황당
(名山大刹 靈神堂과 古墓冢祀 城隍堂)
석불미륵(石佛彌勒) 서 계신디 허유허유 다니면서 
가사시주 인등시주 창호시주 제석불공
(袈裟施主 引燈施主 窓戶施主 祭席佛供)
칠성불공 나한불공(七星佛供 羅漢佛供) 가지가지 다 하오니
공든 탑이 무너지며 심은 남기가 꺾어지랴
갑자(甲子) 사월 초파일야(初八日夜) 한 꿈을 얻었구나
서기반공(瑞氣半空)하고 오채영롱(五彩玲瓏)터니 
하날의 선녀 하나 학을 타고 내려올 제,
머리에 화관(花冠)이요 몸에난 원삼(圓衫)이라,
월패(月佩)를 느짓이 차고, 옥패(玉佩) 소리가 쟁쟁,
계화(桂花)가지 손에 들고 부인전 배례(拜禮)한 후,
옆에 앉는 모양 두렷한 달 정기(精氣) 산상(山上)에 솟아난 듯 
남해관음(南海觀音)이 해중(海中)에 다시온 듯
심신이 황홀(恍惚)하야 진정키 어렵더니
선녀의 고운 태도 호치(皓齒)를 반만 열고 
쇄옥성(碎玉聲)으로 말을 한다.
소녀는 서왕모(西王母)의 딸일러니 
반도진상(蟠桃進上) 가는 길에
옥진비자(玉眞妃子) 잠깐 만나 수어수작(數語酬酌) 하옵다가 
시각 조금 늦었기로 상제(上帝)께 득죄(得罪)하여 인간으 내치시매
갈 바 모르고 방황타가 
태상노군(太上老君) 후토부인(后土夫人)
제불보살(諸佛菩薩) 석가(釋迦)님이 댁으로 지시하야
이리 찾아 왔사오니 어여삐 여기소서.
(아니리)
놀래어 깨달으니 남가일몽(南柯一夢) 이었다.
양주 몽사(兩主夢事)를 의논하니 
둘의 꿈이 똑같은지라 그 달부터 태기가 있는듸,-*(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