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書畵 雲谷 姜張遠

 

 
작성일 : 10-04-22 16:39
국화차를 마실 겁니다
 글쓴이 : 권대욱
조회 : 1,865  
 
국화차를 마실 겁니다

청하 권대욱

옛 사랑이 그리운 날은
인사동 햇살 덜 바랜 작은 이 층 찻집에서
국화차를 마실 겁니다

먼지 쌓인 세월에 켜켜이 덧댄 여정(旅程)이
조금 더 길기에
느리게 걷는 삶의 길에 동반할 그이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의 계절을 닮은
은은하도록 따스운 눈매에서
핀 하얀 국화 닮은 미소가 한 움큼의 정다움으로
그윽한 동심원 몇 그릴 것입니다

바람처럼 소문 없이 찾아왔다 사라진
상념은 비좁은 틈에 자리하고
노을 내려와 머물 것만 같은
홍조가 고운 사람의 목젖 보이는 웃음에
긴 날 이슬과 빗소리가 빚어낸
별과 달의 그리움이 담겨 있기에
마주 보며 향기나는 차 한잔을 마실 수 있을 겁니다

포장 덜된 나즈마한 정담이 보태지는 곳에서
아직도 그리움을 먹고사는 살포시 한 미소가
손잡지 않아도 건네주는 체온이 다소 어색하지만
찻잔에 담기면 따스운 기억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아주 먼 뒤의 날에도
정말 예비하지 못한 서리꽃 핀다는 날에도
그 찻집, 낡은 탁자에 앉아 국화차를 마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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