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6-0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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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대욱
 조회 : 2,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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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청하 권대욱
갯벌의 밤에는
한낮 지나간 중중첩첩 모래 언덕
짭조름한 햇살에 말렸던
통통 마디가 엮어준 주단을 펼쳐야 한다
정욕 겨운 농게가
앞발 쳐든 짝짓기 춤으로
비밀의 의식을 집전하던 밤
발산한 탐욕의 바램으로
장식한 젖은 달빛을 걸어가는
느릿한 진양조장단이 그림자로 남아
끈적끈적한 발목에 겹쳐지고
영혼으로 밀물과 썰물의 반복된
왔다간 것들이 일상에 맡긴
등대가 하품 내지르는
여명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슥토록 허상(虛想) 설핏한 눈빛을
저 갯벌에 보내
밤 지새울 해조음 안주하여
소주잔으로 달래보던 날은 혼자 남아
빈 갯벌에서 내 넋을 햇살에 말려보고 싶다.
*통통마디 : 함초(鹹草). 1년생으로 염습지에서 자람. 줄기는 가을에 붉은색으로 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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