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書畵 雲谷 姜張遠

 

 
작성일 : 10-07-27 08:55
빛이나 말
 글쓴이 : 나무나루
조회 : 2,192  





%3Cbr%3E*사진:이기태님
 




     ◈ 빛이나 말 ◈

                               -김영천

    전화선이나 전깃줄이 미로처럼
    혼선을 이룬다

    제 안을 지나는 것들이야 명약관화하고
    재빠른 것들일 터이지만
    모습은 늘 무료하고
    더러 우리의 시선을 놓친다

    이른 새벽 재잘거리며 앉은 새들도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다 떠나고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웅웅거리며 비로소 참았던 그리움을 토해낸다

    저들이 세상의 곳곳을 이어주며
    빛이나 말이 될 때
    우린 얼마나 밝은 빛으로
    서로를 환하게 소통하였으며
    가슴 찡한 감동의 말이었을까

    탯줄의 질긴 유전처럼
    나를 너에게 한 줄로 길게 뻗어 내며
    잠시 흔들리며
    혼선을 이룬다

    -월간문학, 2010년 3월호-



    시의 향기로 여는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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