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7-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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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청하
 조회 :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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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주동해비
청하 권대욱
여기, 시간의 갈림길에서 잠깐 쉬어야겠다
인간이 창조한 역사는
밤새워 달려온 빗줄기에 섞여
땅의 전설로 내리고 있고
어느 빛바랜 시절의 미련인지
어둠의 경계 밖, 동면 채비 마친 언덕에서
솜씨 좋은 석수장이가 매만졌을
청이끼가 돌 되어가는 송덕비에
패인 기억의 틈새 비집고 눈물고여 있어
노곤한 삶, 해일이 세상 품던 날
죽어야만 또 사는 바다에 들려주는 진혼곡을
핏빛 닮은 이파리에 얹어
윤회의 첫 관문을 통과시켜 주겠다
이제, 물소리
바람 소리, 간직한 부적으로 환생한
검은 돌덩이에 차분하게 익은 가을이 켜켜이 내리기에
아주 뒷날까지 불 끄지 못하는
마지막 기도 마쳐야겠다.
陟州東海碑 : 1661년 삼척부사 허목이 세운 비. 조수를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하여 退潮碑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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