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9-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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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선규
 조회 : 2,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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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바다 海月 정선규
남매 앞에 깊은 화상을 입은 엄마의
생명이 점점 시간이 가면 갈수록 떨리는
촛불에 화촉을 밝힌다
사랑하는 엄마를 저 강 건너 염라국에
영혼의 신부로 시집 보내야 하는 남매의 운명
오늘내일 화촉은 점점 밝혀오고
조여져 숨 막히는 줄다리기 싸움
엄마는 우리가 지킨다
굳세어라. 금순이었다
남매의 눈은 너무 간절한 소망 앞에서
덧없이 사슴을 닮아가는 둥글고 큰 눈으로
하염없이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아내야만 했다
엄마 곁에서 간호하는 아들에 극진한 정성
치료비를 위해 자존심을 잠시 세상에서 예쁘게 개켜
엄마의 품 안에 포근하게 맡겨버린 딸의 정성으로
회복의 시점을 돌았으나
다시 간암 말기의 시한부 생명의 선고
아들은 다시 엄마를 위해 구원 투수가 되어
간을 엄마의 품 안으로 멋지게 밀어 넣는 결정의
스트라이크 발휘해
꺼져가는 생명을 불꽃으로 살렸다
딸 시집 보내는 아버지의 심정이 되듯
아들 장가보내는 어머니 심정이 되듯
남매는 숙연한 어른 되어 지금 엄마의 바다에서
세상을 낚는 어부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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