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06-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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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대욱
 조회 : 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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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횟집
청하 권대욱
두 마리 도다리는
건너 좌판 어항 앞
주린 술꾼의 입맛을 채워주고자
온몸으로 살기 뻗친 난도질을 받아내고 있다
멍한 두 눈을 끔뻑이며
종일 삶에 시달린 쏜살같은, 도시의
존재를 토닥여 주려
고달픔 모두 녹여 소주잔을 벗 삼아
세꼬시된 육신은, 깊은 남해 아침 햇살
입 안에 가득 넣어주지만
횟장색이 피 같아 서글프고
육쪽마늘 왜간장 스치는 묘한 맛
상추에 검은 바다가 넘실대어
그냥 빙글빙글 돌던 담배 실연기가
영혼 잃은 존재의 처참한 분노 되어
밤하늘 같은 천장
초월하지 못한 영혼, 공간에 갇힌 비둘기 되어
멈춘 시곗바늘 같은 느슨한 삶
작은 영혼의 아픈 시간이 멎어버렸다.
*세꼬시 : 뼈째 썰어 먹는 회' 일본어 : 背越(せご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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