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수의 辯 -뭉크백작

별들이 돌아서 가실 때에는
반딧불을 켜놓고 은하수로 흐른다.
  
심신 산중 골짜기는 무엇으로 흐르나.
적막한 중에 소리로 달린다.
  
길을 간다는 것은 빛을 따라 가는 것이다
결국 빛과 어둠이라는 것은 검정 고무신 코뱅이와 뒤축 같은 것이다

골 깊고 뫼 높은 첩첩 산중에 별도 없고 반딧불도 없다면
곡수(曲水)는 무엇으로 흐른단 말이냐
 
청이는 어미 죽자 심 봉사 앞잡이가 되었고
뺑덕이네는 아니라.
 
그것은 돌이다.
돌팍은 날을 세워 물살을 가르겠다고 자세를 잡지만,
흐르는 것은 스스로의 배를 열고
원수를 보듬어 살을 베인다.
  
어림할 수 없는 세월의 어루만짐은
빛을 만들었다,
돌팍들은 저마다 각을 접고 모자를 벗어 
낮엔 해를 배고 밤엔 불을 켜서 시내를 달리게 한다.
  
그런 연고로 시냇물은 밤이 깊어질수록 더 요란한 것이다.
그들의 찬양이 밤하늘을 흔들 때면 
별 들도 은하수로 흐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다 

자 어서 곡수-연 (曲水-宴)을 베출라
詩를 띄워 잔을 채워라
저어기 어그정거리는 달도 마시고 취하리니
십오야 월명천지(十五夜 月明天地)에 녹수같이 흘러 가리랏다.

09.0806


 
09.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