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書畵 雲谷 姜張遠

 

 
작성일 : 15-06-27 10:52
다산이 아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다
 글쓴이 : 다산포럼
조회 : 780  
    다산이 아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다-/ 김 태 희 (다산연구소 소장)

    어느 분이 묻는다. “다산 선생이 『성호사설』에 대해 안 좋게 말씀하신 게 있다던데 그런 게 있었습니까?” 묻는 분이 마침 성호 이익 선생 집안 분이라 여간 서운하지 않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성호를 학문적으로 존경하고 사숙했지만, 그런 게 있었다. 두 아들에게 쓴 편지에 나온 내용이다. 고염무의 『일지록(日知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성호사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내 일찍이 말했듯, 성호사설이 후세에 전할 정본(正本)이 되기에 부족한 것은, 옛사람의 성문(成文)과 스스로의 의론(議論)이 서로 뒤섞여 책을 이루어 바른 본보기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吾嘗謂星湖僿說 未足爲傳後之正本者 以其古人成文 與自家議論 相雜成書 不成義例也)
    누구 말인지 밝히는 것, 연구자의 책무요 예의
    어떤 주장이 예전에 다른 누가 말한 것인지 성호 선생이 말한 것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문적 글쓰기를 할 때, 늘 염두에 두게 되었는데, 요즘 표절이 문제가 되니 다시 생각났다.
    필자가 뒤늦게 학위과정을 밟던 때였다. 한창 논문표절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연구윤리가 강조되고, 교육도 행해졌다. 인용과 출처 표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청과 각주 다는 법 등의 내용이었다. 누군가가 질문했다. “술자리에서 술 마시면서 대화를 하다 얻게 된 아이디어는 어떻게 합니까?” 출처 밝히기엔 어색한 재미있는 상황이다. 답변은 기억나지 않지만, 술자리 대화가 논문의 결정적 모티브를 제공하는 경우는 충분히 있을 수 있었다.
    사실 내 생각이란 것도 어디서 그냥 솟아나는 것이 아니다. 알고 보면 멀지 않은 어디선가에서 얻은 것일 수 있다. 전에 교양으로 읽었던 책을 논문을 쓰기 위해 참고문헌으로 다시 꼼꼼히 읽다가 깜짝 놀란 경우가 있다. 내 고유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어느 논자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답습하거나 수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료 수집과정에 비슷한 위험이 또 있다. 남의 글을 읽고서 요약해놓은 경우다. 자칫 내 글 속에 섞이면 읽은 것의 요약인지 읽고서 촉발된 내 의견인지 알 길이 없게 된다. 당초 기록할 때 구분해서 부기해 놓을 일이다. 어설픈 요약으로 소개하느니 차라리 직접 인용을 하는 것이 분명하고 마음이 편했다. 그렇다 보 니 직접 인용이 많은 경향이 있다. 먼저 연구한 사람의 성과에 많이 의존하다 보면 부득이하다. 선행 연구를 최대한 밝히고 누구의 주장인가 분명히 해두는 것은, 저작권 문제를 떠나서 공부하는 사람의 책무다. 또한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오래전에 어느 독서 모임에 초청받아 간 적이 있다. 참석자 가운데 다산이 편집의 달인이어서 온통 남의 글을 짜깁기 해서 책을 만든 것처럼 말해서 뭐라 말할지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건 오해다.
    공정한 마음으로 듣고 보아, 옳은 것을 구하도록
    추사 김정희는 정약용에게 “자기 견해를 세우고 자기 설을 만들어내는 것은 설경(說經)에 있어 감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경우가 있다. 추사는 ‘실사구시설(實事求是說)’을 쓴 바 있는데, 실증주의적 학문론이 그 요지다. 다산의 방식은 『상례사전(喪禮四箋)』서문에서 말했듯이, “공정한 마음으로 듣고 보아서, 오직 옳은 것을 구하도록(公聽竝觀 而唯是是求)” 드러낸다는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추사가 보기에 다산의 글은 너무 자기주장을 내세운 느낌이 든 것이다 (임형택의 『실사구시의 한국학』(창작과비평사, 2000, 126쪽) 참조)
    다산의 편집력은 『목민심서』가 여실히 보여준다. 당시 나와 있던 여러 저서에서 자료를 뽑아내 분류하고 차례로 편집했다. 현장에서 들은 바도 분류하여 기록하고 의견을 붙였다. 이들을 다산의 목민정신이 구현된 12편으로 엮었다. 1은 부임(赴任), 12는 해관(解官)으로 하여 목민관으로 임명되어 갔다가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의 매뉴얼의 틀을 부여했다. 그리고 총론 격으로 목민관이 갖춰야 할 세 덕목인 율기(律己)·봉공(奉公)·애민(愛民)으로 배치했다(2~4). 그 다음에 국가행정처럼 육전(六典)이 있고(5~10), 특별행정으로 진황(賑荒)을 더했다(11). 본문에서는 명료한 주장과 풍부한 예화가 등장하는데, 예화들은 출처가 잘 밝혀져 있다.
    이쯤 얘기하고 나니, 필자의 공부가 짧음을 고백한 느낌이다. 어쨌거나 대학자 다산이 아들에게 편지로 가르친 글쓰기는 내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번 여름방학에 그것들을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이들과 공유할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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