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書畵 雲谷 姜張遠

 

 
작성일 : 12-12-12 16:20
왕유의 「종남별업(宗南別業)」 2-취하면 떠오르는 김홍도의 십팔번
 글쓴이 : 운곡
조회 : 2,046  
 
왕유의 「종남별업(宗南別業)」 2-취하면 떠오르는 김홍도의 십팔번
 
 


김홍도(金弘道) <고사관송(高士觀松)> 지본담채 37.9x29.5cm 개인
 
전원생활을 꿈꾼 김홍도로 보면 이 시는 적어도 애송시이다. 쉽게 틀릴 수 없는 시이다. 많은 그림에 이 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사관송(高士觀松)>도 그렇고 같은 이름의 또 다른 <산거한담(山居閑談)>도 있다. 여기에 모두 ‘행도수궁처 좌간운기시’라는 화제(畵題)가 적혀 있다.
 

김홍도(金弘道) <산거한담(山居閑談)> 지본담채 27.8x23.5cm 개인
 
김홍도의 술 얘기가 나왔으니 덧붙이면 그는 정녕 밥보다 술주의자였다. 조희룡은 글속에는 김홍도가 그림 청탁으로 받은 돈의 2/3로는 매화부터 사고(이것은 풍류다) 그리고 남은 돈의 또 4/5는 술을 샀다고 했다. 그리고 밥하고 땔나무를 산 것을 그 나머지라고 했다.
술을 마시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아마도 그에게 다반사였던 듯하다. 1805년에도 취중 휘호한 것이 있다. 1805년이면 그가 환갑을 맞이한 해다. 이 해 정월에 절친한 동갑친구인 이인문의 그림 <송하한담(松下閑談)>에 시를 썼다. 이 그림을 그린 곳은 서묵재였다. 그곳은 역시 같은 동갑내기 화원이었던 박유성(朴惟成)의 집이었다. 아마 환갑을 맞이한 세 동갑친구가 정초에 한데 모여 한 잔 나누면서 즐겁게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쓴 듯하다.
 

이인문(李寅文) 그림, 김홍도(金弘道) 글씨 <송하한담(松下閑談)> 57.4x109.5cm 국립중앙박물관
 
그림은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개울가에 소나무 드리워진 곳이 무대이다. 그림을 그린 이인문은 친구를 좋아하다 못해 화풍까지 따라 닮았는데 필치가 영낙 없는 김홍도이다. 슬쩍 푸른색을 칠한 뒤에 거칠게 윤곽을 그리고 그 위에 무심한 듯 점을 툭툭 찍어 굴곡을 그린 바위 표현이 그렇다.
 

이인문 <송하한담>의 김홍도 글씨 부분
 
이 그림에 쓴 김홍도의 시가 또 「종남별업(宗南別業)」이다. 그런데 분명히 상당히 취한 뒤에 감기는 눈으로 붓을 든 것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시 귀의 순서가 뒤죽박죽이고 글자도 한자 빼먹었을 정도다. 그대로 다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中歲頗好道 晚家南山陲 중세파호도 만가남산수
行到水窮處 坐看雲時 행도수궁처 좌간운시
興來每獨往 勝事空自知 흥래매독왕 승사공자지
偶然值林叟 談笑無還期 起 우연치임수 담소무환기 기
술에 취하면 자동으로 써지는 이 「종남별업」은 어떤 면에서 김홍도의 십팔번이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행도수궁처’가 다시 ‘흥래매독왕(興來每獨往)’ 앞에 와있다. 그것도 ‘좌간운기시(坐看雲時)’의 기(起) 자가 빠진 채로이다. 뒤에 덧붙여진 한 글자는 이것이다. 휘 갈겨쓴 글씨도 거리낌 없이 활달하다. 획 사이에는 여전히 감주 냄새가 나는 듯하다.
그런데 이 그림 자리는 셋이 모였는데 왜 둘만 그렸는가. 이인문, 김홍도, 박유성 사이에 ‘무슨 일이?’ 할 법하지만 천만의 말이다. 원래 둘이 그리는 게 당시의 법(?)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화보에 그렇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의 인물옥우보(人物屋宇譜) 제10도
 
18세기에 중국에서 수입된 그림 교과서격인『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에 두 사람이 마주보고 얘기 나눌 때의 그리는 법이 실려 있다. 이 책에는 만일 이백의 유명한 시의 한 구절인 ‘양인대작산화개(兩人對酌山花開)’ 같은 이미지를 그릴 때에는 이렇게 표현하면 좋다고 제시된 것이 바로 대각선으로 엇비슷하게 앉은 두 인물이다. 이인문의 머리 속에는 아마 이 장면이 입력되어 있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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