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외롭지 않아요]-글 사진-조무하
조각가 김운성(47)과 김서경(46) 부부 조각작품 “평화비(180×160×130㎝)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구랍 14일 설치되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은 팔랑머리(단발머리)를 곱게 빗은 무명저고리에 짧은 치마를 입었으나 신발을 신지 않았고, 의자에 단정히 앉아 맞은편 길 건너의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다.
굳게 다문 입술과 어리지만 두 주먹을 쥔 소녀는 눈보라 휘날리는 영하의 혹한속에서도 한 치의 움직임 없는 굳센 소녀상이다. 궁굼한 것은 저 건너 양지 바른 집 주인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는 과연 다리를 쭉 뻗고 잠잘 수 있을까?
1991년 8월 김학순 할머니는 자기가 일본군 위안부 출신이라는 기자회견을 밝힌 후 세계의 탑 뉴스가 되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관으로 1992년 1월 8일 첫 수요집회를 시작으로 20년간 1,000회 기념으로 자랑스럽지 못한 평화비를 제작한 것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 만든 소녀상의 첫 날에는 아무런 장식품이 없었는데 겨울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많은 시민들이 신도 신지 않은 발에 목도리로 감싸고 털실 모자와 쪽두리를 씌우고 무릎엔 담요까지 덮어 놓는 사랑과 정성으로 장식되었다.
옆 빈의자엔 각종 꽃다발, 인형, 축시, 과자 등이 놓여 있고, 비 오고 눈 온다는 소식을 듣고 우비와 우산까지 받쳐 놓은 장관을 볼 수 있었다.
1940년대 일본이 도발한 태평양전쟁의 막바지에 13~4세의 어린 소녀들을 강제로 납치하여 동남아 여러 나라를 끌고 다니며 노리개로 삼았던 극악무도한 일본의 죄악상을 만천하에 고발한 이 작품 소녀상은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다 세월이 흘러 황혼의 노인에서 이승을 하직하면 평화를 사랑하는 나비로 환생하여 윤회(輪廻)한다는 뜻을 상징하는 작품내용이다(정신대 출신의 정부 등록 234명 중 현재 63명만이 생존해 있다).
일본 정부는 역사 왜곡과 진상을 규명하고 할머니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며 즉각 보상하지 않는 경우 앞으로 20년이 지나고 2,000회가 되어도 할머니들의 아들, 딸, 손자들이 대를 이어 영속할 것을 만천하에 고하며 매주 수요집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비”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기록되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2년 1월 8일부터 이곳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2011년 12월 14일 1,000번째를 맞이함에 그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잇고자 이 평화비를 세우다.」-*
필자:조무하 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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