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가 필 때면/-양성자
       
       
코스모스가 필 때면 
내 친구 윤님이가 생각난다
      
윤님이가 생각나는 이유
첫번째는
그녀의 애창곡이 바로 코스모스라는 노래인데 
그 명곡이 그녀가 불러 버리면 
노래의 곡이 그야말로 재탄생 된다는 것 
     
그것도 학교 체육대회 응원전에서 응원단장으로서 
열심히 부르는 나의 친구 윤님이
      
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 갑니다~ 
      
거기까지는 그럭저럭 한들한들 잘 넘어 가는데 
그 놈의 기러기 한숨에서 한숨이 새어 나와 버리니 
억지로 넘어가는 그 정성에 
      
난 속으로(친구야 애 쓰는구나)라고 위로 했었다 
그녀는 알았을까 
일찍이 듣는것도 인생에 수행이라고 생각 해버렸던 내 마음을
     
두번째
중 일학년 때 민방위 시간 이였다 
싸이렌 소리가 나자 전교생이 부랴부랴 교실에서 나와 
운동장 가에 모두 모여 앉아 있었다 
그 때가 가을이여서 코스모스가 한참 필 때이다 
     
나는 살금살금 기어나와 논둑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 한 송이를 꺾었는데 
그런데 거기서 대체 정신을 어떻게 잃어 버렸는지
올 때는 코스모스 한송이를  버젓히 들고 뚜벅뚜벅 걸어 제자리에 왔겠다 
      
그리고는
전교생들 그리고 선생님들 까지 다 앉아서 
나를 주시하고 있는것도 모르고
그녀! 
윤님이 머리에 꺽어온 코스모스 한송이를 척 꽂더니만 
두손을 모으며 홀로 감탄하여 하는 말 
[아-! 나의 친구 윤님이에게도 가을이 왔구나] 라고 한 소절 읊었지 뭐야 
         
[와~~~~~~~~~~] 
그 조용하던 시골 운동장이 갑자기 웃음소리로 파다해 버리고 
난데없는 그 웃음소리에 더 놀래버린건 나였다
그 후 
그 시골학교에서는 그 소녀를 모르는이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