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 열린사랑방 > 가을이 오는 소리 -詩 김설하



운곡 13-10-08 11:12 가을이 오는 소리 - 詩 김설하 먼동도 트지 않은 창가에 누군가 어른거립니다 헝클어진 머리칼 쓸어 올리며 문을 여니 안개 가득했죠 밤새워 뒤척이며 기다렸을 가을 오는 소리 저물녘이면 서녘으로 난 창에 붉은 노을 걸리는 집 조선호박 넝쿨이 울타리 친 초록 대문 집 보랏빛 나비가 앉은 듯 꽃이 피더니 어느새 콩꼬투리 맺었고 살찐 대추와 옹기종기 달린 산수유 붉어가는 집 누가 심은 것도 아닌데 까마중 열매 까맣게 익은 잡풀 숲 이 모든 풍경을 끌어안은 안개에 가을 향내가 납니다 태양의 열기로 달궈진 대지를 식히며 산들바람 불어오니 가없는 하늘로 눈꽃 되어 날아가도 좋을 짙어진 감성 한 잎 두 잎 지는 낙엽에 편지라도 띄우지 않겠느냐고요 갈대의 흐느낌 끌어안고 저문 달빛 문틈으로 기웃거리는 밤 어둑한 길목 서성이며 알아듣지도 못할 노래 흥얼거리며 가슴 가득 차올랐던 그리움의 강 건너 들려올 소식을 기다렸죠 나뭇가지를 놓아야 하는 이파리의 내막 불문율이고 풀벌레 애달픈 울음도 속절없는 시간의 굴레겠지만 저 안개 숲에 몸 섞고 내 그리움도 깊어지니 또 한 계절 바뀌는 소리입니다 가을이 오는 소리 - 詩 김설하 먼동도 트지 않은 창가에 누군가 어른거립니다 헝클어진 머리칼 쓸어 올리며 문을 여니 안개 가득했죠 밤새워 뒤척이며 기다렸을 가을 오는 소리 저물녘이면 서녘으로 난 창에 붉은 노을 걸리는 집 조선호박 넝쿨이 울타리 친 초록 대문 집 보랏빛 나비가 앉은 듯 꽃이 피더니 어느새 콩꼬투리 맺었고 살찐 대추와 옹기종기 달린 산수유 붉어가는 집 누가 심은 것도 아닌데 까마중 열매 까맣게 익은 잡풀 숲 이 모든 풍경을 끌어안은 안개에 가을 향내가 납니다 태양의 열기로 달궈진 대지를 식히며 산들바람 불어오니 가없는 하늘로 눈꽃 되어 날아가도 좋을 짙어진 감성 한 잎 두 잎 지는 낙엽에 편지라도 띄우지 않겠느냐고요 갈대의 흐느낌 끌어안고 저문 달빛 문틈으로 기웃거리는 밤 어둑한 길목 서성이며 알아듣지도 못할 노래 흥얼거리며 가슴 가득 차올랐던 그리움의 강 건너 들려올 소식을 기다렸죠 나뭇가지를 놓아야 하는 이파리의 내막 불문율이고 풀벌레 애달픈 울음도 속절없는 시간의 굴레겠지만 저 안개 숲에 몸 섞고 내 그리움도 깊어지니 또 한 계절 바뀌는 소리입니다